-
아주 기이이이인 하루~그냥 흘러가는 이야기 2021. 1. 30. 23:59
토요일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요일이다. 토요일을 빡세게 보내도 일요일이 남아있다는 기쁨이랄까?ㅋㅋ
1.
이번 주 화요일부터 과 형이랑 아침에 헬스에 가기로 하였다. 원래는 점심 무렵에 혼자 갔는데, 시간이 애매하기도 하고 아침에 규칙적으로 뭔가를 하고 싶어 같이 가게 되었다. 토요일은 헬스장이 9시에 열기 때문에 9시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전날 밤에 알람을 평소처럼 7시에 맞출까? 아님 주말이니 좀 더 늦게 맞출까 하다, 당연히 나는 습관처럼 7시에 일어나겠지하고 7시에 맞추었다. 그러나..이게 뭐람. 주말이라는 무의식 때문인지 알람을 자연스럽게 끄고 계속 자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무음으로 해놔서 형 전화도 못받았다. 다행히도 눈이 갑자기 퍽 떠져서 한 15분 정도 지각하였다. 휴..그래도 나왔다는 것에 감사하며, 열심히 운동하였다. 끝나고 형이랑 샤워를 하는데 평소 같으면 시간이 없어서 부랴부랴 하고 나오는데, 오늘은 토요일 아닌가ㅎㅎ 뜨근하게 몸 좀 녹이고, 이야기도 많이하고, 간만에 샤워에서 여유를 부려보았다.
2.
오랜만에 이발한다. 어제까지 머리가 많이 자랐는데, 이 정도는 살면서 손에 꼽는 것 같다. 미용사도 머리를 자른 지 꽤 됐냐고 물어보았다. 원래는 펌을 할까 생각했는데, 아직은 변화를 '팍' 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지 않아 평소처럼 잘랐다. 늘 느끼는 거지만 머리를 자를때마다 기분이 상쾌하다ㅎㅎ 점심때 약속이 있었는데 아직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에 가서 처음으로 녹차를 시켜 먹었다. 뭔가 색다른 게 있을지 알았는데 그냥 녹차티 하나 퐁당 넣어서 주었다. 카페에서 예전에 올릴까 고민했던 재지팩트 굿즈 후기 글을 작성하였다. 중간에 누나한테 연락이 와서 작성 도중 나갔다. 여담으로 카페에 코로나 신원 뭐시기 적는 칸에 익숙한 이름이 보여 전화번호를 대조해 보니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뭔가 신기했다.
3.
1년 넘게 못 봤던 누나와 점심을 먹었다. 개인적으로 어떤 걸 시작한 누나였는데 1년 동안 달라진 누나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직 어른이라는 단어에 한참 부족한데, 누나는 어느 정도 가까워진 것 같았다. 학교 근처 찜닭집에 가서 찜닭을 먹었는데, 헬스랑 이발을 한 상태인지 배가 고파 많이 먹었다. 감사하게도 누나가 사주셔서 더욱더 잘 먹었다ㅎㅎ 먹은 후 이야기하기 좋은 카페들을 찾으러 갔는데, 코로나 터지기 전에 구석에 있었던 카페들이 다 망해있었다. 새삼 경제가 어렵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어떤 조용한 카페에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분위기 있는 룸이 있었다. 코코넛 뭐시기를 시켰는데 맛있더라. 또 다른 곳으로 떠나는 누나이기에, 지금보고 아마 한참 뒤에 볼 것 같았다. 아쉬움이 크다. 누나가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늘 행복을 기원한다.
4.
연구실에 가서 기사 공부를 하였다. 기사를 2개를 준비하고 있는데 오늘은 무선설비기사에 갑자기 꽂혀 그거만 집중하였다. 지금 실력이면 필기 광탈하겠지만, 오늘 공부해보니 아아아주 약간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공부 도중에 평소에 잘 안 오던 중국인 석사님도 오셔서 조용한 분위기에 공부하였다. 저녁약속이 있었는데, 내가 전화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지 정확히 몰랐다. 일단 찜닭은 많이 먹은 상태이기에 전화를 기다리면서 공부를 계속하였다.
5.
슬슬 저녁 시간이 진행될 때쯤 형한테 연락이 와 형 집으로 갔다. 수비드라는 어떤 음식을 해주었는데, 와..생각보다 밥도둑이었다. 위에 있던 찜닭을 몰아내고 수비드가 쑥쑥 들어갔다. 화이트라는 맥주를 사오라는 주문을 받고 편의점에서 사왔는데 알고보니 내가 산 맥주가 화이트가 아니였다. 종종 이런 부분들이 많이 헷갈리고 부족하다. 여튼 맥주와 수비드를 먹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다 먹고도 빙수를 시켜먹고, 게임도 하고 놀았다. 특히 전주듣고 음악 맞추기 게임을 하였는데, 같이 참여하던 동생과 선의의 경쟁?을 하였다. 그 순간만큼은 MT 분위기가 나서 배꼽 빠지도록 웃었고 흥분했다. 정말 좋았다. 이제 갈 시간이 돼서 끝나는 부분이 아쉬웠다. 코로나 풀리면 꼭 MT 갔으면 하다.
6.
기숙사 사는 동생과 이야기를 하면서 좀 걸었다. 원래는 적당히 걷고 연구실로 쓱 빠지려고 했는데, 소화도 시킬 겸 해서 더 걸었다. 걷다가 중도 쪽에 갔는데, 예전에 기숙사 살던 시절에 늘 지나갔던 풍경이 보였다. 그 당시에는 별생각이 없었는데, 그 풍경을 보니 내가 3년 이상 걸어왔던 에피소드나 사람들이 생각났다. 영화처럼 ㅋㅋㅋ 아쉬워서 좀 더 걷고 다시 연구실로 왔다. 시간이 늦어, 좀만 공부하다 가야겠지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오늘 여러 생각들과 일정들이 있었던 거 같아서 글을 작성해보았다.
다소 두서없는 내용이 많았는데, 그냥 일기 느낌으로 써보았다. 오늘 하루는 매 순간 생동감 있게 기억된다. 필력이 딸려 이 느낌을 그대로 적어내지 못해 아쉽다. 오늘따라 유난히 달이 밝고 동글랬다. 소소한 기쁨이 이런 것 같다.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강하고 휘갈기는 짧은 글 (0) 2021.06.16 백문백답 (24살 버전) (0) 2021.02.15 예거밤 양주 첫 후기 with NINE 팸 (0) 2021.01.29 2020년 하반기 회고록 (9월~12월) (0) 2021.01.03 2020.08.10 일 일상 (0) 2020.08.10